2014.06.20 10060

[대회 기사] 옛 추억 잠긴 이봉주-임춘애, 코오롱 대회 찾아


[엑스포츠뉴스=경주, 조용운 기자] 한국 육상의 전설 임춘애와 이봉주가 옛 추억에 잠겼다. 고등학교 시절 뛰었던 대회를 직접 찾아 미소를 지었다.

국내 최고 권위의 고교 마라톤대회인 코오롱 구간마라톤대회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한국 육상의 등용문인 이 대회는 매년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배출해왔다.

임춘애와 이봉주도 이 대회가 낳은 육상스타다. 임춘애는 1987년 3회 대회에 출전해 재학 중이던 성보여상의 3연패를 이끌었다. 이봉주는 마라톤을 막 시작한 고2와 고3 때 구간마라톤대회를 뛰며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꿈꿨다.

이들이 25년여 만에 고교 시절 뛰었던 대회를 찾아 회상에 빠졌다. 28일 경주 코오롱호텔에서 열린 제30회 코오롱 구간마라톤대회 개회식에 참가해 대회의 역사를 되돌아봤다.


1987년 대회에 참가한 임춘애는 이미 스타였다. 전 해 열린 서울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달성한 임춘애는 1구간 출발 선수로 나서 신기록을 세웠다. 임춘애는 "아시안게임 때가 최고로 잘 뛸 때라 어떤 대회를 나가도 잘해야 했다"면서 "아시안게임에 몸을 맞춰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 데 그래도 우승을 했다"고 설명했다.

임춘애와 달리 이봉주는 마라토너를 꿈꾸는 유망주였다. 그는 "고1때 운동을 시작해서 고2와 고3때 코오롱 대회를 나왔다. 이 대회는 꿈의 대회였다. 학교 이름을 걸고 달리는 대회라 더욱 컸다"고 의미를 말했다.

아직도 미소가 떠나지 않는 추억이 있다. 이봉주는 "고2 출전 때 광천고가 처음 출전할 때였다. 그래서 선수들이 해보겠다는 의지로 삭발을 했었다"면서 "그런데 성적은 15등 정도 했던 것 같다. 처녀출전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웃어보였다.

꿈을 키우고 간직했던 곳도 세월 흐름에 잊혀졌다. 이들 모두 고교시절을 끝으로 오랜만에 대회를 찾았다. 까마득한 후배들을 보며 기쁨과 아쉬움이 동반한다.


이봉주는 "여자 선수들이 특히 많이 줄었다. 여자부가 9개교밖에 없다는 것에 놀랐다. 전반적인 흐름인 것 같다"며 "직접 와서 보니 답답함이 앞선다. 누구 혼자서 할 일이 아니라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춘애도 "육상이 발전하기 힘든 시기다. 선수가 없다. 그래도 여기 와서 전국적으로 모인 것을 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면서도 "이 대회가 아직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그나마 이 대회가 있어 선수들 명맥이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이봉주·임춘애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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